미로밴드 - Smells like teen spirit
오늘 네이버 검색어 1위에 미로밴드가 올라와 있길래 뭔가 한번 봤는데
서세원의 갓 스물두살 드신 아들이란 분이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을
불렀더라-.-
이건 정말 실수중의 대.실.수.다.
일단 보이는 이미지는 내 책상 위에 붙어있는 코베인의 포스터인데
나같은 허접팬이 보기에도 황당한 이 사건 오늘 커트를 보며 울분을 참지못한 이들
참 많았을 것으로 상상이 된다.
머 일단 밴드를 한다는 것은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한다는데서 시작된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면, 그만큼 음악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당연히 이 음악에 관한 공부는 코드나 화성악이나 음표 따위에 그친 것이 아니다.
뮤지션에 대한 이해, 그리고 어떠한 장르가 파생되었을 때 그 시대적 상황,
사회, 문화와 어우러져 형성되고 소멸되는 각종 음악적 성향과 트렌드..
이런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적어도 공중파 정도에 나와서 밴드를 한다고 폼잡을 정도 되면
역시 이런 음악 상식적 소양은 더더욱이 필수적으로 보유해야 할 필수 사항들이다.
만약 서동천이가 이런 음악적 지성을 조금이라도 쌓고 밴드를 시작했다면
상업성이 첫번째 목적인 공중파에서
돈 많은 아버지 만나서 부유하게 자라
비싼 악기 사용하고 비싼 옷 입은 채로
Nirvana의 teen spirit을 부른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절실히 견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 헤비메탈을 잠재우고 Alternative Rock이란 것이
어떻게 왜 생겨났는지, 커트 코베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는지, "그런지 락"이
태동한 이유는 무엇인지, 당시 얼터너티브의 성지나 다름없었던 시애틀의 사회적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이런 기본사항들을 알고나 시작한 것일까 의문을 던지고 싶다.
너바나의 스멜스는 사실 무수히 많은 밴드의 카피곡으로 이용되곤 했다.
왜냐면 일단 곡 자체가 너무 쉽다.
연주도 쉽고, 노래도 머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부 카피에서 그친 채 공연에서 모습을 쉽게 보지 못했던 이유는
커트 코베인 그 특유의 느낌을 내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다.
코베인은 50달러짜리 기타와 DS-1 하나로도 그만의 느낌을 만들어냈으며
이후에 사람들은 그것을 노동자의 울분과 고뇌를 대변한 사운드라 표현하기까지 이르렀다.
또한, 그런 사운드를 그대로 연출하는 밴드는 지금껏 거의 보지 못했다고 모두들 얘기한다.
너바나의 카피를 하는 밴드는 딱 두 부류로 생각된다.
첫번째로는 철 모르는 중고삐리 밴드이며
두번째로는 트리뷰트 공연을 위해 전문적으로 카피하는 밴드들이다.
후자의 경우는 모두 너바나의 팬들이며
커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사고방식을 예찬한다.
그가 사용하던 악기를 표방하며, 시애틀 노동자의 옷차림이자 곧 커트의 옷차림이기도 했던
찢어진 청바지와 허름한 체크무늬 난방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적어도 너바나의 정신(spirit)만은 그대로 계승한 채 라이브를 선보이겠다는
멋진 부류들이다.
전자의 경우는 그저 너바나의 반항심이 멋져보이는 철 모르는 꼬맹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Rock을 이제 막 시작한 싱싱한 프레시맨이며
자아가 제대로 자리잡기 전에 질풍노도의 시기에서 방황하는 중에서
괜히 너바나가 멋져보여서 카피를 시작했지만, 자아가 확립되고 정신상태가
숙성될수록 너바나의 영역은 쉽게 건드릴 수 없는 부분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내가 보기에 미로밴드는 전자의 경우도 벗어나지 못한 미숙아로 생각된다.
그렇지 않다면 공중파에서 스멜스를 연주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서세원의 아들이라는 후광을 안배에 두고 행동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비싼 밥 먹고 어릴적부터 해외에서 돈 퍼쓰다가 와서 연예인이 되어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든 락을 부모님의 명성을 이용해서 이루려고 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라 본다.
차라리 나에게는 연예인 부모님을 두고 가수하고 싶어서 댄스가수나 발라드 가수를
하는 편이 훨씬 더 솔직해 보인다.
회사에서 동영상 볼때까지만 해도 걍 그런가 싶었는데
집에와서 커트 코베인 포스터 앞에 딱 앉으니까 괜시리 더 화가 나서 한번 지껄여봤다.
window31. 2007년 8월.
